취업시장의 MBTI 차별 논란에 대한 이야기
쥐 하~
현재 취업시장에서 MBTI 면접 차별 논란이 뜨겁습니다. 실제 면접장에서 일어난 성격유형검사를 이용한 차별에 대한 웃지 못할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최근 한국의 취업시장에서 MBTI 성격유형 검사를 채용 기준으로 삼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심지어 특정 MBTI 유형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는 공고문을 게재하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러한 현상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에서 특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TI 성격유형검사에 왜 이렇게까지 의존할까요?
- 한국 사회의 경쟁과 불안감_한국 사회는 경쟁이 치열하고, 불안감이 높은 사회입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을 파악하고, 자신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 방법을 찾고자 합니다. MBTI 성격유형검사는 이러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도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 MBTI 성격유형검사의 대중화_MBTI 성격유형검사는 1970년대부터 한국에 소개되었지만,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이후입니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MBTI 성격유형검사에 대한 정보가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MBTI 성격유형검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 MBTI 성격유형검사의 단순함과 편리함_한국인은 시간 낭비를 정말 싫어합니다. 인간관계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그 도구가 바로 MBTI 인 것입니다. MBTI 성격유형검사는 4가지 선호도를 기반으로 성격을 분류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고 활용하기 편리합니다. 이러한 단순함과 편리함은 MBTI 성격유형검사의 대중화에 기여한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 MBTI 성격유형검사의 오해_MBTI 성격유형검사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MBTI 성격유형검사를 과학적으로 검증된 도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오해는 MBTI 성격유형검사의 과도한 의존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MBTI에 열광하는 한국인이 많은 이유는 뭘까요?
- 우열이 없는 MBTI: MBTI는 16가지 유형 모두 장단점이 있고, 상하 구조가 없습니다. 이는 과거 혈액형이나 띠별 운세와 같은 분류론과 달리, 자신의 유형을 자랑하거나 타인의 유형을 비난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MBTI는 재미로 즐길 수 있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 내가 선택하는 내 유형: MBTI는 자기 보고식 검사로, 피검사자가 자신의 성향을 스스로 선택합니다. 이는 띠별 운세나 혈액형 성격론과 달리, 내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것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이는 자신의 유형에 대한 애착과 자존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 계속 생겨나는 콘텐츠: 외국에서 역시 MBTI는 한때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MBTI 밈이나 MBTI 짤과 같이 재밌는 것들이 많이 탄생하였는데요, 그러나 이후에는 인기가 점차 사그라들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곧바로 MBTI를 활용한 재밌는 테스트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퍼스널컬러 테스트, 젤리베어 연애 테스트, 짱구 MBTI 퀴즈와 같은 것들 말이죠. 이러한 콘텐츠들에 사람들, 특히 MZ세대들은 열광하였습니다. MBTI가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든 것이죠.
- 한국인의 토대는 성리학: 한국인의 정신과 사상을 이루고 있는 것은 성리학이며, 성리학의 기초는 '중요한 것은 도덕과 명분이요, 모든 것은 규정할 수 있다입니다. 이는 한국인이 사람이나 사물을 분류하고 규정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의미입니다. MBTI는 사람을 분류하고 규정하는 데 적합한 도구로, 현대사회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함께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한국인에게 편리하고 유용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MBTI 성격유형검사가 취업시장에서 활용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을 MBTI 유형에 맞추려고 하는 경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직관형(N)을 선호하는 기업에 지원하려는 사람은 자신의 성격을 직관형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할 수 있습니다. MBTI 성격유형검사에 의존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특성과 MBTI 성격유형검사의 특성이 맞물리면서 이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개인의 정체성을 왜곡하고, 진정한 자기를 찾는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MBTI 성격유형검사의 한계점을 인식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인 활용이 필요합니다.
MBTI를 채용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심리학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MBTI는 개인의 성향을 측정하는 도구일 뿐, 개인의 능력이나 적성을 측정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즉, MBTI 유형은 개인이 어떤 직무나 환경에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MBTI 유형과 직업 성과나 팀워크 등의 관계를 입증한 연구는 거의 없습니다. 또한 MBTI는 자기 보고식 검사로, 피검사자가 자신의 성향을 스스로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MBTI 결과는 피검사자의 주관적인 인식이나 상황에 따른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연구에서는 MBTI 검사를 다섯 번 반복한 결과, 75%의 피검사자가 최소 한 번은 유형이 바뀌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렇게 MBTI 결과는 일관성이 떨어지고, 신뢰도와 타당도가 낮은 검사입니다. 그러므로 MBTI 결과를 채용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심리학적으로 타당하지 않습니다.
MBTI를 채용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법적으로 위험할 수 있습니다. MBTI는 성격을 이분법적으로 분류하는 방식으로, 예를 들어 외향형이거나 내향형이고, 사고형이거나 감정형이라고 단정 짓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들의 성격은 연속적인 스펙트럼에 분포하고,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습니다. 이분법적인 분류는 성격의 다양성과 유동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사람들을 고정된 라벨로 한정하고 판단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채용 과정에서 차별과 편견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기업들은 외향형이나 판단형과 같은 성격 유형을 선호하고, 내향형이나 인식형과 같은 성격 유형을 배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성격 유형에 따라 채용 기회가 달라지는 것으로, 심리학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차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MBTI를 채용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민족, 성별, 나이 등과 관련된 차별을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MBTI를 채용 과정에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3. 한국에서도 MBTI를 채용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인적성 검사나 면접과 같은 다른 채용 절차를 침해하거나, 개인정보보호법이나 고용평등법 등에 위반될 수 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MBTI는 성격 유형을 분류하는 도구일 뿐, 성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MBTI 결과는 일관성이 떨어지고, 신뢰도와 타당도가 낮은 검사입니다. 그러므로 MBTI 결과를 채용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심리학적으로도 법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MBTI는 채용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과 타인의 성격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감수성을 증진하는 데 사용되어야 합니다. 채용시장에서는 MBTI를 잘못 사용하고, 차별하는 행위를 자제하고, 개인의 능력과 적성을 공정하고 과학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채용시장은 더 다양하고 효율적이고 정의로운 곳이 될 수 있습니다.